포터 부부의 비밀 파수꾼에 대하여
피델리우스의 파기는 일어날 법한 일이었다. 그러나 피터를 선택했던 게 비합리적이지만은 않았다.
인기 없고 논쟁적인 의견: 피터가 배신자가 아니었다 할지라도 피델리우스 마법이 깨지는 건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었고, 오히려 살아남은 이들은 피터가 진작부터 정보를 볼드모트에게 갖다 바쳤던 진짜 나쁜놈이었던 것에 감사해야 할지도 모른다
—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2일
시리우스가 처음으로 피델리우스 마법이 깨졌음을 깨달았을 때 그가 먼저 생각한 건 피터가 배신했다는 깨달음이 아니라 그가 납치당해서 미칠 때까지 고문당했을 거라는 우려였음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2일
둘도 없는 친구를 비밀 파수꾼으로 삼는 게 제임스 포터(어쨌든 릴리가 그들의 친구였다는 증거는 희박하므로 일차적인 아이디어는 제임스에게서 나왔을 것)에게 꽤 낭만적으로 느껴졌을진 모르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그건 나 대신 죽어달라고 당연하듯 뻔뻔하게 요구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음
—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2일
나약한 피터 페티그루 따위가 비밀 파수꾼일 거라 생각하지 못할테니까 피터가 대신 비밀 파수꾼을 해라, 도 결국 폭탄 돌리기라는 걸 그들이 잘 알고 있었단 얘기
마사토끼 4컷 만화에서 그런 대사 있지 않았나?
- 저는 대장님을 위해 목숨도 바칠 수 있습니다!
- 진짜 죽으라고 하기 전까지는요!—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2일
물론 피터는 (비록 오두막 장면에서는 그 누가 그런 두렵고 강력한 자를 따르지 않을 수 있겠느냐며 마치 불가항력이었다는 듯 우겼지만) 원래부터 볼드모트측의 첩자 노릇을 하고 있었지만, 그런 말을 들으며 비밀 파수꾼 역을 떠넘겨지면 그 시점에서 꼴받아서 배신할 개연성이 충족되는 거라고
—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2일
고문으로 피델리우스 마법을 깨뜨릴 수 없다고 말했겠지만 글쎄 마왕을 자칭할 정도로 당대 영국에서 가장 위험했던 어둠의 마법사가 몸소 사흘 정도 고문에 납셔주시면 갑작스럽게 마음속에 '자발적으로' 정보를 넘기겠다는 갈망이 솟아나지 않을까?
적어도 시리우스는 그걸 걱정했음.—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2일
다행히 실제 플롯은 그렇게 복잡하고 비극적으로 치닫지 않았고 피터 페티그루는 끔찍한 두려움과 고통 끝에 배반한 회색 인물이 아니라 원래 첩자였고 그래서 비밀 파수꾼을 넘겨받자마자 볼드모트에게 비밀을 졸졸 일러바친 일름보였다.
...그게 바로 살아남은 이들이 그것에 감사해야 하는 이유.—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2일
논쟁적이고 비생산적인 의견 하나 드려도 되나욥
저는 제임스 포터가 결국 사랑만 받고 어른이 된 자 특유의 오만함 혹은 낭만론적인 사고관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갓난쟁이 아기와 그 아기를 돌보느라 바쁜 아내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 상대가 볼드모트라면 비밀파수꾼을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면서도(전투능력 혹은 거주지) 그 역할을 기꺼이 맡아 줄 수 있는 사람에게 맡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덤블도어나 맥고나걸처럼요) 가장 친한 친구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비밀파수꾼을 맡는다? 낭만적이고 쿨하게 들리긴 하죠. 그렇지만, 그건 그 대상이 본인 혼자일 때의 얘기고요. 위협받는 본인 아들은 갓난쟁이였잖아요. 옙… 저만의 생각이었습니다…#QnA 포터 부부가 순진했고, 덤블도어에게 비밀 파수꾼을 맡겼어야 했다는 견해는 논쟁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비판적-독해-계의 중론이 아닌지요?ㅋㅋㅋ
유효한 지적이예요.
그러나 저의 진정으로 논쟁적인 견해는 그들에겐 덤블도어를 비밀 파수꾼으로 삼지 않을 합리적 이유가 있었다는 겁니다.—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2일
왜냐하면, 피델리우스 마법은 비밀 파수꾼이 죽는 순간 분해되어 비밀을 아는 모든 사람에게 비밀 파수꾼의 권한이 생기고, 결과적으로 풀리는 것과 다름없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죠.
그리고 덤블도어는 볼드모트와 죽먹자들의 1순위 암살 대상이었습니다.—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2일
그게 아니라도 충분히 늙은 양반이란 말입니다.
랜덤한 날짜의 예언자 일보 조간 1면으로 [알버스 덤블도어 작고] "원인은 심혈관계 질환으로 밝혀져, 그러나 마법부에서는 암살 가능성을 여전히 조사 중" 같은 게 떠도 이상하지 않아요.—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2일
덤블도어는 대장님이라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존재였지만 문자 그대로 모든 사람, 즉 볼드모트와 죽먹자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그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비밀 파수꾼 역으로는 너무 위험한 것 같아요.
볼드모트가 한번 죽었다 부활한 해포 본편 시점에서야 덤블도어 죽는 순간 바로 게임 끝—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2일
몇 달만에 마법부 쿠데타잼이었죠.
하지만 당시의 죽먹자들은 오러들과 필사적으로 싸우고 사살/즉시체포되는 꼬라지였습니다. 마법부는 일 잘하고 있었어요. 그 당시 열심히 싸우는 사람 입장에서 덤블도어가 든든한 한 축이기야 했겠지만 이 사람 죽는다고 모든 게 끝날 거라고 상정할 순 없어요.—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2일
물론 덤블도어를 거절한 게 어리석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곧 자기 친구들을 비밀 파수꾼으로 선택한 게 현명했다는 이야기가 될 수 없겠죠.
하지만 자기 친구들이 아닌 다른 사람을 믿는 것도 어리석은 일인 것 같아요. 100% 신뢰가 보증된 덤블도어 정도가 아니고서야. 맥고나걸? 글쎄, 뭘 믿고?—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2일
맥고나걸이 포터 부부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기긴 했지만 사적인 관계였다는 증거는 없는 것 같아요.
친구들 사이에서도 서로 배신자라고 의심하는 판국에 뭘 믿고 맡깁니까? 100% 우리편일 수밖에 없는 덤블도어 정도가 아니라면, 친구조차도 아닌 사람을 신뢰하는 건 더 어리석게 보입니다.—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2일
그러니까 포터 부부에겐 선택지가 얼마 없었어요. 가까운 지인들을 신뢰하느냐, 우리 두목(덤블도어)를 믿느냐. 결과적으로는 전자가 오답이었고 후자가 정답이었지만, 그들에게 선택이 강요되는 시점에서는 그 둘은 동등한 합리성을 갖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2일
이건 좀전의, 피터가 나쁜놈이 아니었어도 피델리우스 마법은 깨질 만했다, 비밀 파수꾼을 맡기는 건 결국 잔인한 요구다, 라는 주장과 상충되지 않습니다.
그게 피델리우스의 요점이잖아요. 리스크를 한 사람에게 집중시킨다는 것. 그들은 위험을 감수했고 그 위험에 죽었습니다. 불행히도...—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