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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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모욕을 참지 못한 해리는 마지 더즐리를 살해한다.
[팬픽션] 열받은 해리가 마지 더즐리를 정말로 살해해버림으로써 생기는 분기점 대체우주
—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8일
해리는 뇌까렸다. 마지를 산채로 터뜨리면 안 돼... 터뜨리면 안 돼... 작년의 문제를 더 키울 수 없었다...
해리는 마법학교에서 이 년이나 수학한 마법사였다. 그는 마법을 통제할 수 있었다.
그러니 그가 탁자 위 와인 병으로 마지의 머리를 내려친 것은 지극히 논리적인 수순이라 할 수 있었다.—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8일
그 이후는 다소 혼란스럽고 불명확하다.
섬광과 같은 분노에 사로잡혔고, 정신이 드니 모든 게 끝나 있었다는 편리한 묘사는 이야기 속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다. 그렇게 형편 좋은 일은 허락되지 않는다. 해리는 매 순간 온전한 자각으로 세상에 놓였고, 그 자신이었다. 해리는 그냥... 그가 저질렀다.—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8일
'정신이 들고 보니'라는 진부한 문학적 수사는 단지, 일련의 매 순간을 간신히, 가까스로, 지나치고 한숨을 돌린 뒤 머릿속에 남은 혼란스럽고 이어붙여지지 않는 조각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을 편리하게 요약한 문학적 수사에 불과했다.
—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8일
그래서, '정신이 들고 보니', 해리는 거리에 놓여 있었다.
어떻게 빠져나갈 수 있었던 걸까? 오른손에 들린, 붉은 액체를 뚝뚝 떨어뜨리는 와인병을 보고서 해리는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래서였군.
웃음인지 울음인지 모를 흐느낌이 해리의 깊은 곳에서 흘러나왔다.
아무튼 끝났다. 뭐든 간에.—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8일
그래서... 변형된 해리는-아즈카반에-간다? 아니오.
마법부보다 한발 빨리—어쨌든 마법 사용은 감지되지 않았으므로, 경찰차와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를 들은 피그부인이 더 빠를 수밖에 없었기에—, '덤블도어의 사람들'이 파견되어 이 모든 일을 '없던 일'로 만들어버리고, 살인자 소년은 겁에 질린다.—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8일
경찰서. 네가 친 사람이 결국 즉사했다고 싸늘하게 전해주는 경찰의 말을 들으며 마법사가 '머글 범죄'를 저지르면 어떤 감옥에 가야 할지 궁금해하는 해리의 앞에 스네이프가 나타나 "퇴학 통보를 하러 왔냐"는 물음을 무시하고 가볍게 지팡이를 휘둘러 경찰들을 잠재워버리는 전개를 보고 싶어요.
—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8일
"마지 더즐리는 욕실에서 머리를 헛디뎌 죽었다. 그렇게 알면 된다."
"하 하지만... 제가 죽였어요— 제가... 제가..."
"자랑이 아닌줄은 아나보군? 아, 교장 선생님은 우리의 유명 인사께서 너무 중요한 존재인 나머지 살아남은 아이가 감옥에서 삶을 마감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것 같다."
—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8일
"그, 그냥 없던 일로 한다고요? 그걸... 그렇게...? 그런 건... 그런 건..." 도리어 차분했던 이전과 달리 완전히 공황 상태에 빠져버린 해리.
하지만 "불만 있으면 지금 말해라, 정 '있던 일'로 돌려받고 싶다면 본인의 희망을 무시할 순 없지"란 말에 아무말도 할 수 없었음—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8일
*주1: 14세 미만까지 촉법소년인 한국과 달리 영국은 10세 이상이면 기소됩니다. 그리고 한국의 촉법소년도 소년원은 가요 전과만 안 남지.
*주2: 그보다 사람 한명 골로 보낸 시점에서 실제 감옥가냐가 중요한 관건이 아님...!ㅋㅋㅋㅋㅋㅋ
—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8일
"덤블도어 교수님은 두 번째 기회를 믿는 분이시지." 스네이프의 윗입술이 비틀렸다. "*네가 받은 귀중한 기회를 행동으로 증명할 수 있길 빈다.* 하."
하지만... 어떤 권리로? 무수한 말이 해리의 속에서 맴돌았다. 마지는 죽었다. 해리가 죽였다. 없던 일이 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변하지는 않는다.
—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8일
그냥 *없던 일*로 만들어버리는 마법사들, 정확히는 덤블도어에게 겁을 먹었고, 거기에 감히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겁먹었고, 그들 모두에게 어떤 권리도 사실은 없다는 걸 알고 있기에 겁을 먹은 해리의 본격 예심판사 없는 죄와벌
—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8일
그리고 은근한 암시로 스네이프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두 번째 기회*를 받은, *없던 일*을 소유한 사람임을 알아차리고 같은 권리 없이 용서받은 자로서 미묘한 관계를 구축해나가는 해리와 스네이프를 보고 싶은 것입니다.
본격 범죄자 도제.
—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8일
"잠깐만, 교장 선생님이 교수님을 고용한 이유가 이런—" 해리는 흐릿한 눈을 치뜬 채 의식을 잃은 사람들로 가득 찬 경찰서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 "—일에 호출하기 위해서였나요?!"
그건 많은 것을 설명했다.
—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8일
덤블도어-해리 관계가 훈훈한 후원자-피후원자 관계(원작)이거나 조종하려고 드는-반기를 드는 관계(무수한 Indy)이거나 대부분이 둘 중 하나죠 팬픽에서는
저는 의뭉스럽고 두려운 상사와 그런 그를 (강제로) 은인으로 섬기는 동시에 엄청나게 어려워하고 무서워하고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목숨을—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8일
걸고(왜냐하면 정말로 목숨이 걸렸기 때문에) 애를 쓰는* 고용인으로서의 덤블도어-해리 관계를 보고 싶어요
은혜와 공포와 인정욕구(앞의 둘에서 기인한)로 얼룩진."해리, 네게 정말 *실망*했단다. *다음 기회*에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으리라 믿고 싶구나."
—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8일
해그리드-스네이프-해리의, 간헐적으로 먼던구스하고도 이어지는 '덤블도어의 사람들'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덤블도어는 사람 주워쓰는 것 하나는 참 잘하죠. 절대적으로 충성하는 그의 사람들이 참 많지요....
절대적으로 충성하는 그의 사람들.—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8일
*주3
Q. "중요한 건 이게 소년원에 가긴 하겠지만 인생 전체가 망할 일은 아닌데 이걸 마법사 측이 겁먹은 해리한테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있다는 건데!!"
A. 아ㅋㅋㅋ 일단 해명: 140+140 안에 우겨넣는 게 불가능해서 편집한 대사 속 논리가 "때마침 해리를 죽이려는—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8일
살인마가 풀려난데다", "학교(즉, 호그와트/덤블도어의 보호) 밖으로 나가는 순간 살아남은 아이는 암살당할 게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에" "동정심에서"(이건 해리의 대사였던.) 없던 일로 만들어줬다는 건데 이거 의도한 거랑 좀 다르게 들리나요
하지만 애초에 화자가 스네이프인데!!—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8일
말한놈이 스네이프잖아!! 해리도 안 믿어요
해리도 압니다 어느 감방에 가든... 죽는 거 아니고 '합당하게' 처벌받을 수 있고 *그래야 한다*는 거(사실 죽더라도)...
하지만 누가 살인죄로 감옥 가고 싶을까요?
그래서 *없던 일로 하기*를 *선택*한 거죠 해리는. 해리가 선택한 거예요.—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8일
감옥에서 죽을 거다는 수사법상 스네이프의 과장이고 실제로 죽든 말든...
그 장면에서 중요한 건 해리에게 선택이 (기만적으로나마) 주어졌단 겁니다 근데 누가 거기서 네 살인죄로 정정당당하게 재판받고 감옥 가겠습니다 합니까
없던 일로 해야죠 할 수 있으면
그럴 권리는 없지만— 주유월 (@JuYuwol) 2022년 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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