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영웅은 싫어 감상
기분 나쁜 부조리 만화였다…….
K타쿠 교양 만화 '이런 영웅은 싫어'가 전화 무료로 풀렸다기에 최근에 몇번 이영싫을 언급한 것도 있고 해서 펴봤는데 내가 상상 이상으로 이 만화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걸 깨달아서 조금 당황하는 중
이 반감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좀더 정주행하면서 차분히 언어화하고 싶은데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5일
나사빠진 개그는 사실 내가 되게 좋아하는 스타일이거든 그림은 뭐 말할 필요도 없고
근데 그... 이영싫 특유의 윤리관이랄지 그 윤리관을 그리는 방식이랄지가 뭔가 나를 참을 수 없게 만듬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5일
재미는 오히려 있다면 있는데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기분이 나쁘다'? 거의 적개심에 가까운 감회가 든달까
초반부 그 자체에 대한 거라기보다는 이미 완결까지 다 보고 실망할 대로 실망하다가 내면의 평가를 '나쁨'으로 고정한 시점에서 초반 내용을 되새기는 상황에서 나온 감정 같음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5일
생각 좀 해봤는데 그거 같음... 네웹툰 연민의 굴레를 내가 정말 싫어했는데 똑같은 원리랄지
부조리한 나사빠진 개그물은 개그물이어야 하고 진지한 이야기면 진지한 이야기여야 하는데 둘이 섞여있는 것에서 불쾌함을 느끼는 것임
연민의 굴레에서 채승은이란 인물이 있는데 분노조절장애가 있음.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5일
얘가 빡치면 주위를 다 때려부수는데 기이한 점은 그게 개그만화의 '화나서 다 때려부수는 연출'과 혼합되어 있고 개그성 연출과 진지해야 할 현실이 전혀 분리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임. 거기서 참을 수 없는 불쾌함을 느꼈거든...
이영싫에서 느껴지는 기분나쁨도 마찬가지인 것 같음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5일
존나게 대강 만든 느슨한 개그만화 구조와 콩트로 이어지는 만화인데 거기서 진지하게 사람 죽는 이야기와 있어 보이는 이야기를 같이 하고 있음. 그러니까 불쾌한 거임
개그파트는 개그파트, 시리어스 파트는 시리어스 파트 그렇게 딱딱 나눠지면 모를까(뭐 은혼같은 경우도 있잖음...)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5일
그냥 월드빌딩 자체가 대강 만든 개그만화의 그것에 기반해 있는데 그 개그만화니까 용서되는 허술하고 부조리한 기반을 갖고 높으신 분의 비리라든지 범죄자 대우의 윤리라든지 하는 진지한 이야기를 진짜 진지하게 하고 있으니까 이게 뭐하자는 건지 싶은 황당함과 불쾌함이 느껴지는 거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5일
왜 스푼이 부조리한 기관이냐고? 왜 나이프가 부조리하기 짝이 없는 악당들이냐고?
그야 개그만화라서 월드빌딩을 대충했으니까 그렇잖아!!!
근데 시리어스 파트에서 그 부조리를 진지하게 짚고 있으니까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가 없고 황당하기만 한 것—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5일
또 이것만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 꺼끌거림이 있는데 이건 뭘까
당시의 트위터 여론을 평균으로 만든 것 같은 얄팍한 개똥철학 컷씬들을 손발이 오그라지지 않은 채로 보기 어려워서인가?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6일
히어로된 몸으로서 악당을 죽여야 하느니 마느니... 막말로 무슨 애새끼들 뇌내망상에서나 있을 법한 수준낮은 섀복논의를 하고 있잖아
꼴에 슈퍼히어로물인데(제목부터 이런 영웅은 싫어) 수준이 너무 저열하기 때문에 퐝당한 거 같아
히어로물은... 그... 자경단의 존재의의라든지...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6일
초인이나 아인과 같은 존재가 사회와 어떻게 섞여야 하는지라든지... 쌓여온 역사가 깊기 때문에 거인의 어깨 위에서 시작하게 되는 장르인데...
악당은 그림으로 그린 듯한 빡대가리 광인이고 영웅은 거따 대고 지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일침을 놓음
아... 그러네... 멍청한 게 문제네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6일
이제 답답함의 원인을 깨달았다
그냥 멍청하지만 그림 예쁜 맛에 보는 바보 작품인데 머릿속에서 딱히 그걸로 카테고라이징하지 않고 '하 습 이상한데...'만 반복하니까 계속 찝찝하고 기분나빴던 것
원인을 알았으니 편안
이제 재주행을 더 할 이유는 없을듯—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6일
이영싫 감상을 조금 정제해서 정리... '사회를 우습게 보지 마 짜샤!!!'
평소 도덕윤리에 대해 별로 생각해보지는 않는 당대 트위터 오타쿠 평균의 그때그때 순간순간의 감정적 반응을 사이다 일침으로 제시하니까 우습고 황당함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7일
이영싫의 세계엔 공적절차도 사회적 합의가 있는 도덕도 존재하지 않음 개개인이 오직 개인의 직관적 도덕에만 의존해 살아가는 야생과 야만의 세계임
스푼의 히어로는 공공기관인데도 히어로로서의 활동은 공권력의 집행이 아닌 사적인 개인의 행동으로 취급됨
과잉진압 현행범 현장사살 등등의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7일
이슈는 듄이라는 등장인물 개인의 캐릭터성으로만 등장함 결코 실체를 가진 담론이 되지 못함...
빌런을 죽여도 되는가를 반복되는 질문으로 던지는데 답을 할 때 생각을 전혀 하지 않음
공권력 집행으로서 접근하든 개인의 사적제재로서 접근하든 세상에 이미 존재하는 이슈고 거인의 어깨가 존재함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7일
하지만 이영싫에서 그건 존재하지 않음 그곳의 세상은 모든 게 백지인 공백의 야만임
그렇기에 '나쁜놈은 죽어야지!'라는 갓반인의 무지성 직관이 진지한 답으로 제시되고 반복되는 거임
거기엔 선행하는 사회가 없거든 선행된 질문도 그동안 제시된 답도 아무것도 없음
사회 얕보지마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7일
무언가의 윤리적 담론을 창작물로써 주장할때 갖추어야하는 조건 내지 설득력이 있겠다 여겨지는 형식 같은 게 있는 것 같기도.. 창작물은 기본적으로 작가원맨쇼의 일방적 연설에 가까우니 작품내의 윤리적 결론이 중요한게 아니라(당연히 작가가 주장하는 쪽이 이길것이므로) 작품이 진행되면서 그 안의 윤리적 담론의 각 입장이 얼마나 현실과 비슷하면서 설득력을 갖추고 있는지가 중요하고(토론에서 예상반론을 생각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전개하는 감각으로) 그것을 독자에게 깊은 인상으로 전달하는 것이 쟁점이라 생각하는데, 해리포터에서 '집요정에게 사람과 같은 대우를 하자'가 윤리적 담론이고 그에 대한 찬성쪽 근거가 도비라면 예상반론에 해당하는 캐릭터는 크리처라고 볼 수 있음. 그리고 크리처에 대한 해리의 태도와 크리처간의 관계 변화는 반론에 대한 답변으로 독자들에게 읽힘. 그런데 이영싫에서는 이 예상반론에 해당하는 캐릭터가 별로 없는 것 같음. 주요 캐릭터들이 죄다 작가의 사상을 그대로 대변하거나 들을 가치도 없는 광적인 빌런임. 제시하는 담론의 깊이가 얕은 것은 둘째치고서라도 작품안에서의 자연스러운 논박도 없이 일체의 주장만 있으니 더 껄끄럽게 느껴지는 것 같음
제시하는 담론에 대해 아예 논박 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일체의 주장만 있어서 껄끄럽게 느껴진다
완전 동의합니다
빌런을 히어로가 죽여도 되냐, 라는 담론을 제시해놓고 보여주는 게 '이 악당은 정말! 정말정말~! 나쁜사람임!!' <- 진짜 이게 다였다니까요—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7일
그쯤되면 작품의 사상이 더 악당이 아닌가 진지하게 의심하게 되는 거죠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7일
이런 영웅은 싫어 영정이랑 나가의 대립 얘기도 좀 더 잘 풀어나갈 수 있었는데 어쨌든 영정이 폭력을 썼으니 나쁘다!!로 끝나서 지금 다시 보면 공감이 안 되지 않나요. 나가랑 영정이 대립할때 사실 포인트는 히어로도 어쨌든 직업이니까 9to6 해야한다. 아니다. 이거였던거 같은데... 영정이 너무 억지를 부려서 역으로 이 얘길 할 수가 없어진 기분... 뭔가 깊은 얘기를 잘 하진 못한거 같아서 차라리 개그만화로만 남았으면 싶다는건 공감합니다... 근데 그냥 나이를 먹어서 이런가봐요 ㅋㅋㅋ큐ㅠㅠㅠ
영정 재평가론은 너무 오래전에 봐서 내용을 까먹었거나 이 바보만화의 허술한 논리 전개를 진지하게 받아줄 수 있을 만큼 마음이 드넓거나 둘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8일
공리주의 광인 컨셉과 흑막 포지션을 일단 잡아놓고 엉망진창 스토리에 어거지로 기워맞춘 게 영정이란 괴물이죠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8일
근본적으로 이영싫에 개인이 아닌 사회란 것이 존재했다면 아니 그냥 논리란 게 존재했다면 나가vs영정 대립 나아가 영정의 존재 자체가 성립될 수 없기 때문에 '더 잘될 수 있었는데 아쉽다'라는 평에는 동의할 수 없네요...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8일
하도 영정 얘기가 돌아다녀서 영정 죽는 장면까지 마저 봤는데 아니 댓글들아 트위터리안들아 도대체 뭐하니...
이 치매할매를 진지하게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솔직히 좀 윤리관을 점검해봐야...;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8일
소시민 입장에서 영정이 영웅이라니 뭔 소리야 영정과 소시민을 한 문장에 넣을 수 있는 논리는 '영정의 치매짓 때문에 백모래가 죽인 소시민들은 그걸 반길 거란 말이냐'뿐이잖아 미친 파쇼들아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8일
백모래를 인류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대의와 불로불사 연구를 위해 백모래를 풀어두겠다는 방침이 완전히 비논리적 비효율적 비정합적이란 그 모든 것을 일단 차치하고,
그... 영정 할매... 혹시 「국가」라는 개념을 아시나요...? 세대를 초월해 존재하는 초인적 무력의 존재인데...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8일
사회와 국가와 구조와 제도가 전혀 존재하지 않고 오직 개인 오직 개인만이 존재하는 빡대가리 아나키즘 월드에 가슴이 웅장해짐
심지어 이 아나키즘 세계 기준으로도 영정은 무능해
최강의 초인이 철인 영웅이 되지 않으면 타락할 수 있다
따라서 최강자는 대물림하며 철인이 되어야 한다?—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8일
아니 그 초인이 철인의 운명을 받아들이기란 보장은 어디에 있고 타락하지 않을거란 보장은 또 어디있음
타락가능성을 제시한 시점에서 대물림되는 철인이란 건 앞뒤가 안맞는 소리임
영정식 바보 철인주의가 진짜 정합성을 가지려면 이후에 태어날 모든 영정 이상의 최강자를 싹 암살하고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8일
영정이 영원불멸의 철인인 게 맞음
그렇다... 놀랍게도... 나가를 싹부터 밟으려 했던 송하는 똑똑하고 유능한 부하였던 것이다...... 그는 진짜로 자기가 뭘 하고 있고 뭘 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있는 이 만화의 유일한 사람이었음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8일
왜냐하면 송하가 영정을 따르는 이유는 영정이 맞다고 생각하는 바보라서가 아니라 그냥 영정을 좋아해서였기 때문임
그는 유일하게 지성을 보유한 존재였던 거지
사랑하는 사람이 좀 치매라서 이상한 일 시켜도 다 시키는대로 하고 목표도 좀 이상해도 이뤄주려고 노력을 했다니까...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8일
아무튼 그 영정의 빡대가리 논리에 '응 안해 ㅗ'로만 대응하는 우리의 주인공 나가...
자기가 뭔 말 하는지도 모르는 치매노인 반동인물 VS 배째라맨 주동인물
싸움 수준 끝내준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나가는 가장 유효한 반론을 펼쳤다고 나는 변호해주겠음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8일
영정의 계획이 가진 근본적 결함을 지적하는 건 오히려 하수임
뭐... 불로불사연구를 왜 백모래 시키냐... 백모래가 효용을 낳으려면 결국 사용되어야 하는데 풀어두는 시점에서 효용은 플러스되지 않고 막대한 마이너스 아니냐... 백모래 제어권과 최강자는 사실 무관하잖아... 같은 상식적 소리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8일
왜냐하면 이걸 영정이 모르는 시점에서 영정은 그걸 이해할 논리력이 없음이 명백하니까. 치매노인을 어케 설득함? 옳은말은 중요하지 않음 상대가 못알아먹으면
하지만 '배째'는 영정의 알츠하이머적 왜곡된 우주에서도 아주 유효하게 작동한단 말이지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8일
영정의 뇌내에서도 나가 본인의 의지는 얻어야하는 것이니까! 그래서 이 대화가 존재하는 거니까!
근데 싫다면 어쩔건데? 내가 최강인데 싫다고 하면 니가 뭘어쩔수있는데ㅋㅋㅋ
지성이 가장 없어보이는 인물 1순위인 나가는 사실 송하와 함께 유이한 지성 보유자였다...는 공들인 놀려먹기였네요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8일
영정 죽음까지 봤는데 기억이상의 상상이상의 바보만화라서 오히려 너무 즐거웠음
하지만 영정은 재평가되어야. 영정이 옳았다. 영정은 억까되었다. 뭐 이런 황당한 소리를 진심으로 하는 오타쿠들과 같은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현실이 너무 암담하네요...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8일
영정 캐릭터 논의가 '다수를 위해 소수는 좀 죽어도 되냐 안 되냐' 찬반 토론으로 가는 거 실화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 트위터 오타쿠들 상태 실화냐고......
아니 여기서 찬반이 갈린다고.... 그.... 이 파쇼 논리 상대로 무려 설득...씩이나 필요하다는 거임????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9일
영정은 단지 초인이 철인으로서 세상을 구원해야 한다는 심플한 노블리스 오블리주 캐릭터가 아니잖아여 님들아... 백모래 풀어놓고 걔가 사람 죽이는 게 경험치라고 말하는 치매노인이잖아여...
아니 잠깐... 그런가? 그냥 작품의 플롯이 망해서 그렇지 일단 영정의 설정값 자체는 정말 그거고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9일
사람들이 너무 착해서 실제 결과물 뒤의 의도를 풀로 땡겨서 선해해주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이 기괴한 논의의 전제는 영정이 정말 백마 탄 초인이라는... 그런 건가????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9일
트위터 오타구들이 영정을 무지성옹호하는 이유는 숨겨놓은 보수주의관점만 잇는게 아니라 과거에대한 참회도 잇는거 아닐까요.. 여자라서 팬게 미안하니까 반대로 하는것같은 느낌...제가 비딱해서 그렇게 보는거일수도잇고
아.... 그게 많은 걸 설명하는 것 같아요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9일
앗... 옳은 지적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치매란 표현은 부적절한 게 맞습니다 정정하지요...
* 치매 노인이라는 워딩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대한 인용 답변.
— 주유월 (@JuYuwol) 2024년 6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