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의 보아구렁이

5화. 초심자의 행운 (2)

“그래서 말이지, 우리 집에는 공작이 있어. 알비노 공작 가족이지. 알비노라는 건 새하얗다는 뜻이야. 아주 귀해. 아버지가 특별히 인도에서 공수해 오신 거야. 아주 아주 비싼 건데…….”

‘그 얘기만 두 번째다. 제발 닥쳐…….’

말포이와 두 시간 동안 함께하고 난 해리는 한 가지 진리를 깨달았다. 편견이 달콤한 이유는 그것이 대체로 들어맞기 때문이다.

말포이를 처음 본 해리는 마땅한 이유도 없이 그를 싫어했다. 이제 해리에게는 그를 싫어하는 이유가 있었다. 그러니 어차피 싫어할 거라면 어째서 이유를 굳이 만들어야 하는가?

드레이코 말포이는 완전한 얼간이였다. 녀석은 자기 아버지 자랑과 아버지의 돈 자랑, 거기서 파생된 자기 자랑을 빼면 달리 할 줄 아는 말이 없는 것 같았다.

대안으로써 크레이브와 고일에게 무언가 말을 붙여보려고 했지만, 타고나기를 과묵한 건지 똘마니로서 너무 잘 훈련된 건지, 아니면 그냥 멍청해서인지 대화랄 만한 대화가 불가능했다.

어쩌면 자신이란 존재 자체가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이 허용되지 않게 생겨 먹은 것이 아닌지 회의하기 시작할 무렵, 객실 문이 드르륵 열렸다.

“간식 수레란다.”

해리는 반색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침도 먹지 않은 데다 챙겨온 먹을거리도 없었기에 간식 수레의 존재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러자 말포이가 따라 일어나며 이렇게 말했다.

“그런 싸구려 간식은 필요 없어. 도비가 만든 점심이 있거든. 훌륭한 프랑스식 정찬이지. 넉넉하게 있으니까 같이 먹으면 돼 — 참고로 도비는 우리 집 집요정이야. 물론 집요정은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거지만, 우리 집에는 있지.”

“아니, 나는 여기서 사 먹고 싶은데.”

“됐다니까.”

동시에 말포이는 해리를 제 쪽으로 끌어당기고는 객실 문을 닫아 버렸다. 바퀴가 돌돌 굴러가는 소리가 멀어져 갔다.

‘뭐 이 새끼가?’

해리는 빌어먹을 과자가 먹고 싶었다. 그의 친애하는 친척들은 용돈 한 푼 준 적이 없었고, 먹을 것도 생존에 필수적인 이상을 공급해 준 적이 없었다. 지난번 동물원에 갔을 때 마지못해 싸구려 얼음과자 하나 받은 것이 그에겐 손에 꼽히는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제 해리의 주머니에는 돈이 가득했고, 간식 수레에 실린 각양각색의 신기하고 이상한 간식거리가 그를 유혹하고 있었다. 살아생전 처음으로 열차의 간식 수레를 터는 게 얼마나 짜릿하고 즐거울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그리고 말포이는 해리를 끌어내고 간식 수레를 쫓아냈다. 사람이 너무 황당하고 무례한 일을 당하면 도리어 굳어 버린다는데, 지금이 딱 그 사례였다.

아무 말 없이 서 있는 해리를 내버려 두고 말포이는 자기 짐에서 화려한 도시락을 줄줄이 꺼내기 시작했다.

“확실히 배가 고파지긴 했어. 점심이나 먹자고. ……어때, 멋지지? 아무나 먹을 수 없는 거야. 식재료도 다 최고급만 쓴 거지. 자, 고마워하도록 해.”

‘고마워해야 하나?’

이가 절로 갈렸지만 당장의 식량 공급처는 말포이밖에 없었으므로, 해리는 일단 배를 채우고 나서 논쟁하든 말든 하기로 했다.

분하게도 확실히 맛있긴 했다.

기분이 풀린 해리는 친구와 도시락을 나눠 먹고 싶었던 호의가 서툰 형태로 발현된 거라고, 자신도 친구가 있었던 적이 없으니만큼 특별히 입장이 다르지 않다고, 관대하게 이해해 주기로 했다.

하지만 조용한 식사(해리가 ‘신사라면 입 속에 먹을 게 있을 때 떠들지 않는다’라고 우겨서 간신히 성립된 침묵이었다)가 끝나고 다시금 꼼짝없이 말포이 녀석의 신경 긁는 헛소리를 들을 위기가 돌아오자 해리의 드넓어진 마음도 도로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문득 묘안이 떠올랐다.

“덕분에 잘 먹었어, 말포이. 그런데 난 알고 보면 엄청난 독서광이거든. 식후엔 책을 읽지 않으면 죽어 버리는 체질이야. 빠져서 미안한데 너희들끼리 얘기해라.”

“뭐 그런 게 다 있니? 그래. 알았어.”

해리는 플러리시 앤 블러트에서 우편으로 주문했던 《저주와 저주 해제》를 꺼내 마치 방패를 치듯 펼쳐 들었다. 마침내 그는 평화를 얻었…….

“저주에 관한 책이네? 우리 수준엔 조금 어려울 텐데? 내용이 이해는 되니? 우리 아버지 서재에는 그런 책들이 아주 많아. 희귀하고 구하기 어려운 책도 많지. 아버지는 그런 책들을 수집해…….”

“응 그런 서재가 있어서 정말 좋겠다 언젠가 너희 집에 가게 되면 꼭 가 보고 싶어 그럼 난 이만 책 좀 읽을게!”

마침내 그는 평화를 얻었다.

그러나 위기는 세 시간 뒤에 다시 찾아왔다. 책을 다 읽어 버리고 만 것이다. 중간에 그만 책 내용에 집중한 것이 실책이었다.

손목시계를 흘끔 보았다. 현재 시각 오후 4시경, 도착까지는 한참이다. 한숨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말포이는 아직도 자기 아빠 자랑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어쩔 도리가 없었다. 눈물을 머금고 최후의 작전을 발동했다.

해리는 천천히, 그리고 경건하게 자신을 보호해주었던 성스러운 방패를 덮었다.

“있잖아.” 해리가 허허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 화장실 좀 갔다 올게.”

해리는 튀었다.


* * *

화장실에서 나온 해리는 무언가 시간을 때울 게 없나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복도를 느릿느릿 걸었다. 가능한 한 오래도록 밖에서 죽치고 있을 작정이었다.

복도 멀리서 울상을 짓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동그란 얼굴의 남자아이가 눈에 띄었다. 설마 저 녀석도 자신과 똑같이 객실에서 쫓겨난 처지인가 싶어서 말을 걸려고 했는데, 소년이 제 발로 먼저 해리에게 다가왔다.

“혹시 두꺼비 보지 못했니? 내 두꺼비를 잃어버렸어…….”

이거다! 해리의 머릿속에 불이 반짝 켜졌다.

“그러면 열차 끝에서부터 천천히, 아니 내 말은, 꼼꼼히 찾아보는 게 어때? 객실에 있는 사람들한테도 다 물어보고. 나도 같이 찾아줄게.”

그렇게 해리는 시간 때울 거리를 손에 넣었다.

열차 맨 끝까지 걸어가는 동안 해리는 두꺼비를 잃어버린 아이의 이름이 네빌 롱바텀이라는 것, 잃어버린 두꺼비의 이름은 트레버고 네빌의 작은할아버지가 입학 기념으로 사준 애완동물이라는 것, 그런데 자꾸 도망을 가서 골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솔직히 해리는 두꺼비 따위엔 아무 관심이 없었으므로 양심이 콕콕 찔렸다.

“혹시 돌아다니는 두꺼비 한 마리 본 적 없니?”

맨 끄트머리 객실, 해리와 네빌의 첫 탐문 상대는 그들 또래로 보이는 키가 큰 소년이었다. 객실에는 그 아이 혼자만 있었다.

“아니, 본 적 없는데.”

두꺼비가 없다는 걸 확인한 네빌은 그대로 발길을 돌렸지만, 해리는 어쩐지 혼자 있는 소년의 눈빛이 마음에 걸렸다. 해리는 네빌을 따르지 않고 그 자리에 서서 소년에게 이어서 말을 걸었다.

“너도 신입생이니?”

“응.”

“너 혼자야?”

“그런데, 왜?”

“같이 두꺼비 찾으러 갈래?”

“그러지 뭐!”

인원이 한 명 늘었다.


* * *

“혼자 있느라 지루해서 죽을 뻔했어.” 끄트머리 객실의 소년이 말했다. “어쩌다 보니까 같이 앉을 애를 찾지 못했거든. 그건 그렇고, 난 론 위즐리야. 너흰?”

“난 네빌이야.”

“해리 포터.” 론이 무어라 입을 열기 전 해리가 선수 치듯 이어 말했다. “그래, 너희가 아는 해리 포터야. 다른 유명한 해리 포터가 또 있는지는 모르니까, 아마도 맞을 거야. 내 앞머리를 멋대로 걷어 올리지만 않는다면 내 흉터를 살짝 보는 걸 허락할게. 그리고 그때 일에 대해 말하자면 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 아기였으니까 말이지.”

“헤.” 론이 말했다. “너 어지간히 시달렸구나?”

“쟤 아까도 저 말 했어.” 네빌이 말했다.

“어차피 자기소개를 할 때마다 매번 똑같은 일을 겪어야 한다면 대본을 만들어 두는 편이 낫지 않겠어?” 해리가 대꾸했다.

론이 킥킥 웃었다. “맞는 말이네!”

세 명은 열차를 순서대로 돌며 두꺼비의 행방을 묻고 다녔다. 네빌에겐 안됐지만 사람들은 주인 잃은 두꺼비 같은 것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그보다는 객실에 들어온 해리 포터처럼 생긴 소년에게 더 관심을 보였다.

“안녕, 혹시 두꺼비 못 봤니? 여기 네빌이라는 애가 두꺼비를 잃어버렸거든.”

이번 객실의 주인은 나이가 많아 보이는 상급생 둘과 신입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였다. 상급생들은 입을 떡 벌리고는 꺼억 꺽 소리를 내며 졸고 있었고 여자아이는 자기 몸통만 한 책을 무릎에 올려놓고 읽고 있었다. 책 읽는 아이가 고개를 들고는 말했다.

“그러고 보니까 아까 화장실 갔다 올 때 두꺼비 한 마리가 뛰어가는 걸 봤어. 그런데 넌 혹시 해리 포터 아니니? 책에서 봤어…….”

마침내 단서를 찾은 네빌은 신이 나서 복도를 달려 나갔다. 해리는 지친 표정으로 끙 소리를 냈다.

“어. 해리 포터야. 흉터 만지지 말고, 기억하는 거 없고, 그리고 아니, 난 은밀한 어둠의 마법을 감추고 있지 않고 장차 세계를 정복하려는 계획을 꾸미고 있지 않아. 그리고 내가 마법세계에서 자취를 감췄던 건 그냥 날 맡아준 친척들이 머글이었기 때문이고 무슨 음모 같은 건 없어. 그리고 안 돼, 사인 안 되고 사진도 안 찍어. 또 물어볼 건 없지? 제발 없다고 해줘.”

여자아이는 잠시 멍한 표정으로 해리를 쳐다보았다. 그러고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러면 해리 포터는 사실 존재하지 않고 어둠의 마법사 볼드모트의 실종을 해명하기 위한 마법부의 모호한 선전이라는 이론은 사실이 아니니?”

“글쎄, 내 생각엔, 나는 실존하고 있다고 생각해.” 해리가 머리를 감싸 쥐었다. “망할! 왜 사람들은 이런 멍청한 질문을 계속 하는 거지?”

“책에 적혀 있었어. 《현대 마법의 역사》, 《어둠의 마법의 번영과 몰락》, 《20세기의 위대한 마법 사건》…….”

“좋아. 학교에 들어가면 그놈의 책들부터 찾아 읽어야겠어. 적어도 사람들이 무슨 헛소리를 하는지 알아들으려면 말이지.”

“내가 너였다면 알아볼 수 있는 건 벌써 다 알아봤을 거야.” 여자아이가 말했다. “어떻게 안 그럴 수가 있니?”

“글쎄, 난 아직 많은 걸 몰라.” 해리가 어깨를 으쓱했다. “난 이 세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자랐거든.”

“그건 나도 비슷해. 우리 가족 중에는 마법을 쓸 줄 아는 사람이 없거든. 그래서 편지를 받았을 땐 정말 놀랐어. 내가 거기서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 그래도 교과서는 다 외워 놨어. 연습 삼아 간단한 주문도 몇 가지 해 봤는데 잘 되더라. 당연히 교과서 말고 다른 책도 몇 권 읽어 놨지. 아까 말했던 책이 그것들이야. 이 정도로 충분했으면 좋겠어. 그건 그렇고, 나는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야. 책을 읽는 거라면 내가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은데?”

헤르미온느라고 이름을 밝힌 아이는 이 모든 것을 아주 빠르게 말했다.

해리는 오직 자기과시를 위해 자신이 머글 태생이라는 것을 언급하는 헤르미온느의 방식에 꽤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때 네빌이 울상으로 객실로 돌아왔다. “있잖아, 어디에 있는 화장실에서 본 거야? 여자 화장실이 저쪽에도 있고 이쪽에도 있는데…….”

“책은 모르겠고.” 잠자코 있던 론이 입을 열었다. “두꺼비 찾는 거나 도와주라. 얘 울겠다.”

또 한 명 늘었다.


* * *

“있잖아, 이렇게 몰려다니면서 하나하나 붙잡고 물어보는 건 너무 비효율적인 것 같아.”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마지막으로 트레버를 봤다는 여자 화장실과 그 근처 객실까지 허탕을 친 다음이었다.

‘이래서 머리가 잘 돌아가는 아이는 싫다니까.’

혼신의 시간 죽이기 계획이 무산될까 봐 해리가 속으로 진땀을 흘렸다. 그냥 반장 객실에 가서 두꺼비 좀 찾아달라고 부탁하자는 말이라도 나오면 다 끝장이었다.

“그러니까 찢어져서 찾아보는 게 어떨까? 너희는 짝수 번호 객실, 우리는 홀수 번호 객실에 가서 물어보는 거지.”

……다행히 헤르미온느는 그렇게까지 똘똘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론과 해리가 뭐라 말할 새도 없이 헤르미온느는 네빌을 데리고 다음 객실에 들어가 버렸다.

“뭐, 가자고.” 론이 말했다.

하지만 안도하며 객실 문을 연 순간 해리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말았다.

“포터! 너 지금까지 어디에 있었던 거야? 쟨 누구고?”

말포이였다. 도망 나온 객실로 되돌아온 것이었다.

‘너무 정신을 팔았구나! 어떻게 이걸 모를 수가 있었지?’

해리가 이를 악물고 이 상황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궁리하는 동안, 아무것도 모르는 론이 태연하게 말을 대신 받았다.

“응? 아, 여기가 해리 네 객실이니? 해리랑 나는 네빌이라는 애의 두꺼비를 찾고 있었어. 혹시 본 적 있냐?”

“두꺼비 찾기? 그런 걸 하고 있었어?” 말포이가 시큰둥하게 말했다. “왜 그따위 거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네 것도 아니잖아. 자기 두꺼비도 간수 못 하는 얼간이 뒤나 닦아줄 거니? 두꺼비 같은 건 유행이 진작 지났다고. 포터, 그냥 돌아와. 마침 내가 아버지가 주신 만년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야, 네가 뭔데 그런 말을 해? 못 봤으면 그냥 못 봤다고나 하라고.” 졸지에 무시당한 데다 황당한 소리를 들은 론이 기분이 상해서 되물었다.

“나는 드레이코 말포이야.” 말포이가 느릿느릿 뽐내듯 말했다. “네가 누군진 말 안 해도 알겠다. 아버지가 위즐리 집안 사람들은 모두 빨간 머리에 주근깨투성이고 형편에 안 맞게 애를 턱없이 많이 낳았다고 하셨거든.”

느닷없는 모욕에 론의 얼굴이 시뻘겋게 물들어갔다. 말포이는 다시 해리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같은 마법사 가문에도 수준 차이가 있어. 엉뚱한 부류와 친구가 되고 싶지는 않겠지. 자 포터, 이리 와.”

말포이는 그렇게 말하며 손을 내밀었다.

‘뭐 이런 미친 자식이!’

해리는 말포이의 어마어마한 외교 실력에 그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상식적으로 여기서, 어? 손을 잡겠냐? 잡겠냐고. 론의 표정은 이미 잔뜩 썩어들어갔는데, 어떻게 해야 원만하게 수습할 수 있을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잠깐, 굳이 원만하게 수습해야 할까?

갑작스럽게, 해리는 지금이야말로 골치 아픈 말포이를 떨쳐낼 절호의 기회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뭐! 어-떻-게 그런 못된 말을 할 수가 있니, 드레이코!” 해리는 현기증이 난다는 듯 과장스럽게 이마를 손으로 짚었다. “사람들 사이에 급을 매기는 게 네 평소 생각이니? 믿을 수가 없네. 처음 본 아이한테 그런 말을 하다니. 너의 인품에 정말 실망이야. 앞으로 너랑 안 놀래. 난 간다.”

“야, 포터……!”

해리는 옆의 론을 낚아채고는 즉시 등을 돌려 객실 밖으로 내달렸다. 해리와 해리의 손에 붙들린 론은 복도를 달리고, 달리고, 달렸다. 말포이 패거리가 쫓아오든 쫓아오지 않든 해리에겐 상관없었다.

열차의 맨 끄트머리에 도착한 해리는 그대로 론의 객실에 뛰쳐들어가 문을 쾅 닫았다. 론이 숨을 몰아쉬며 어리벙벙한 표정으로 해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저기, 이게 무슨?’

론의 시선이 설명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상한 일에 말려들게 해서 정말, 정말 미안해.” 한참 뒤 숨을 고른 해리가 죽을 듯이 미안한 표정으로 고백했다. “난 저 자식에게 한나절 내내 붙잡혀 있었어. 정말이지 도무지 참아낼 수가 없었어.”

해리는 눈을 질끈 감았다. 솔직히 화를 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야, 장난해?” 론이 해리의 어깨를 주먹으로 툭 쳤다. “넌 최고야!”

그러고는 파하하핫 웃음을 터뜨렸다. 해리도 웃었다. 그들은 웃고 또 웃었다.

“야, 그리핀도르 와라. 같이 놀자고!” 론이 말했다.

해리는 론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문득, 해리는 깨달았다. 눈앞의 이 아이야말로 자신에게 찾아온 초심자의 행운이었노라고.

댓글

  • 익명

    너무 흥미진진해요
    • 주유월

      흥미롭게 봐주셔서 기쁩니다. 다음화도 기대해 주세요!
  • 익명

    유월님의 론해리사랑이 돋보이는 편이였네요
    • 주유월

      저는 해리론입니다 정정해주세요 (농담) 해리와 론은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역시.
  • k

    아 이렇ㅋㅋㅋ게ㅋㅋㅋㅋㅋㅋㅋㅋ? 그쵸 솔직히 해리랑 론은 좀 그거지 운명이지 없으면...섭섭한...그리고 다른 친구 사귀었다고 냉큼 말포이를 손절하는군요 이해한다
    
    근데 교복으로 갈아입을 때 다시 말포이 객실로 가야하는 것 아냐?
    • 주유월

      론과 해리는 운명입니다!
      
      신기하게 다음 화 소재를 계속 적중해서 언급하시네요. 과연 해리의 교복은 어떻게 될까요? 기대해주세요!
  • pi

    말포이 너무 말포이에요ㅋㅋㅋㅋ
    • 주유월

      말포이는 짜증나는 게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 Charming Princess

    마지막에 론이 그리핀도르 오라고 했는데 슬리데린에 들어갈 해리는 론과 계속 친구를 할 수 있을지?
    
    PS: 11실 사람같이 말하는 캐릭터들이 인상적입니다 해리?의 독백이 성숙해 보이는 것은 그남의 영혼에 기생중인 누군가의 영혼 조각 때문일까요?
    • 주유월

      고평가해주셔서 기쁩니다! 분명히 일리 있는 지적이에요. 지난화에서 언급되었듯 해리(?)는 다소 조숙한 편입니다. 다만 꽤 험난한 유년기를 보내온 영향도 제할 순 없습니다!
  • Cael

    말포이 같은 말포이를 2차에서 본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ㅋㅋㅋㅋ 그리고 유월님 11살짜리들의 대화를 엄청 잘 표현하시는것 같아요
    • 주유월

      짜증남, 그것이 말포이. 😉✨ 칭찬 고맙습니다!